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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질환 치료는 더 이상 외과 수술만의 영역이 아닙니다. 국제심장학회에서 박승정 교수가 던진 도발적인 질문은 의료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큰 상처를 남기고 회복이 더딘 외과 수술과 비교적 간단한 스텐트 시술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물음 앞에서, 우리는 심장 질환 치료의 새로운 시대를 목격하고 있습니다. 스텐트 기술의 발전은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의료진에게는 새로운 고민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심장 스텐트의 진화
심장 스텐트 시술의 진화

생체흡수형 스텐트, 젊은 환자에게 희망이 되다

생체흡수형 스텐트는 심장 질환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혁신적인 기술입니다. 전통적인 금속 스텐트와 달리 체내에서 서서히 흡수되어 사라지는 이 스텐트는 특히 젊은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김영상 씨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좌전하행지에 발생한 협착 병변을 치료하면서 박승정 교수팀은 생체흡수형 스텐트 사용을 적극 검토했습니다. 젊은 환자의 경우 재발 가능성이 높고 평생 금속 이물질을 체내에 지니고 살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생체흡수형 스텐트가 모든 경우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안정민 교수가 지적했듯이, 이 스텐트는 고무 재질의 특성상 석회화가 심한 부위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혈관 직경이 최소 2.5mm 이상이어야 하며, 병변이 심하게 석회화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만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김영상 씨의 시술 과정에서도 석회화가 심한 근위부 병변은 안전성이 높은 약물용출 스텐트로 결정되었고, 원위부만 생체흡수형 스텐트를 적용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안전과 장기적 예후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신중한 판단이었습니다.
생체흡수형 스텐트의 시술 방법 자체도 기존 금속 스텐트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과 달리 고무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어 적절한 압력으로 혈관을 넓혀주고, 충분히 확장시켜야 합니다. 시술자의 숙련도와 정확한 병변 평가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입니다. 박승정 교수는 5년 내에 완전히 흡수되는 그물망 형태의 스텐트가 실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어디든지 스텐트를 넣을 수 있고, 나중에 필요하면 우회로 수술도 가능해지는 이상적인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적응증을 엄격히 지키고, 신중하게 환자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급성 심근경색, 골든타임 안에 생명을 구하다

급성 심근경색은 예고 없이 찾아와 순식간에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질환입니다. 38세의 이정훈 씨가 가슴과 등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응급실에 실려온 사례는 심근경색의 급박함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심전도 검사 결과 급성 심근경색이 의심되자 곧바로 혈관 조영실로 이동했고, 오른쪽 관상동맥 중간 부위가 완전히 막혀 혈류가 지나가지 않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심혈관 질환의 골든타임은 증상 발생 후 3시간이지만, 실제로는 가능한 한 빨리 혈관을 재개통해야 심장 근육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시술 과정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환자의 의식을 유지하면서 진행되는 긴박한 상황입니다. 완전히 막혔던 혈관이 뚫리면서 심한 서맥과 저혈압이 발생하자, 의료진은 환자에게 기침을 유도했습니다. 기침은 일시적으로 혈압 상승과 맥박 회복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신마취를 하지 않는 이유는 환자의 의식 상태를 계속 확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혈전을 제거하고 풍선 도관으로 막혔던 혈관을 넓힌 후 스텐트를 삽입하고, 다시 풍선을 부풀려 스텐트를 고정하는 일련의 과정이 신속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응급실 도착 30분 만에 심장 혈관이 재개통되었고, 환자는 시술 직후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통증이 가장 심했을 때를 10으로 치면 시술 후에는 0이라고 답한 것입니다. 이는 스텐트 시술이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결정적 도구임을 보여주는 극적인 장면입니다. 그러나 의료진이 강조하는 것은 예방과 조기 발견의 중요성입니다. 심장 혈관 안쪽에 쌓인 죽상종이 갑자기 터지면서 혈전이 생기는 과정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서서히 막히는 경우와 달리 갑자기 막히면 심장 근육이 급격히 괴사 되어 심장마비에 이를 수 있습니다. 2015년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만 연간 28,300여 명이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했으며, 2014년부터는 뇌혈관 질환을 앞질러 암을 제외한 단일 질환으로는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석회화 치료, 로터브레이 터가 만든 새로운 가능성

심한 석회화를 동반한 혈관 협착은 스텐트 시술에서 가장 어려운 경우 중 하나입니다. 박원순 환자의 사례처럼 관상동맥 두 개가 약 70% 정도 막혀 있고, 특히 석회화가 심한 경우 예전에는 외과 수술이 유일한 선택지였습니다. 그러나 로터브레이 터라는 특수 기구의 개발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이 기구는 초당 약 3천 번을 회전하면서 돌처럼 딱딱해진 석회화 부분을 깎아내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시술자는 혈관을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딱딱한 부분만 최대한 제거해야 하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조영수 씨의 경우 우관상동맥 중간 부분에 심한 석회화를 동반한 완전 폐색이 있었고, 좌전하행지 두 군데와 좌회선지에도 석회화를 동반한 협착이 있었습니다. 박승정 교수는 조영제를 많이 사용하면 신장 기능에 부담이 될 수 있어 두 단계로 나눠서 시술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첫 번째 단계에서 완전히 막힌 오른쪽 혈관을 치료하는 과정은 매우 어려웠습니다. 석회화가 심해 돌같이 딱딱한 병변이었기 때문입니다. 대퇴동맥으로 가이드와이어를 넣고, 로터브레이터로 석회화 부분을 깎아낸 후 풍선으로 넓혀주고 약물용출 스텐트 두 개를 삽입했습니다.
다이아몬드 버가 달린 로터브레이터는 석회화된 칼슘을 전부 깎아내어 스텐트가 들어갈 공간을 확보합니다. 이 기구가 없었다면 수술 외에는 방법이 없었을 것입니다. 두 번째 시술에서는 좌전하행지의 석회화 병변을 치료했는데, 박승정 교수는 이 과정을 생중계하여 더 많은 전문가들에게 정확한 시술 방법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석회화가 심한 근위부는 약물용출 스텐트로, 원위부는 생체흡수형 스텐트로 각각 다르게 적용했습니다. 이는 병변의 특성에 따라 최적의 스텐트를 선택하는 맞춤형 치료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좁아져 있던 병변을 넓혀주고 다시 협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적절한 압력으로 스텐트를 확장하는 과정은 시술자의 경험과 판단이 결정적입니다.
심장 질환 치료는 단순히 기술의 우열을 가리는 문제가 아닙니다. 환자의 나이, 혈관 상태, 병변의 위치와 특성, 재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스텐트 시술은 최소 침습적이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모든 경우에 적용될 수 있는 만능 해결책은 아닙니다. 외과 수술 역시 여전히 중요한 치료 옵션이며, 때로는 수술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의료진의 치열한 연구와 토론은 결국 환자의 미래를 위한 준비이며, 우리는 그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출처]
명의 - 심장 스텐트의 진화: https://www.youtube.com/watch?v=tyM7Aq2RxeU&t=67s